▲ 엄미숙 한성대 명예교수가 지난 8일 로즈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로즈데일리
▲ 엄미숙 한성대 명예교수가 지난 8일 로즈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로즈데일리

[로즈데일리=유주영 기자]   인터뷰 며칠전 전화로만 통화했을 뿐 간단한 프로필만 알고 있던 기자는 시니어모델 엄미숙(68) 한성대 명예교수와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차 있었다.

브라운과 모노톤의 인테리어로 꾸며진 카페에서 엄미숙 교수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던 기자에게 그녀의 등장은 깜짝 놀랄만한 것이었다. 진록색 롱코트에 녹색 블라우스와 베이지색 슬랙스를 갖춰 입은 엄 교수의 모습은 좌중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우아한 외모와 차림새가 돋보였으며, 주위 시선에도 당당한 모습이었다. 

이처럼 자유롭고 과감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엄미숙 교수. 그녀는 “내안에 감춰져 있던 나를 표현해내려는 욕구를 채워주는 것 중 하나가 모델 활동”이라고 말한다. 

▲ 평소 즐겨 입는 초록색 블라우스 차림의 엄미숙 교수 ⓒ엄미숙 소장 사진
▲ 평소 즐겨 입는 초록색 블라우스 차림의 엄미숙 교수 ⓒ엄미숙 소장 사진

그녀는 서울교대를 나와 초등학교에서 4년간 교편을 잡다가 해외유학을 마치고 36년간 영문과 교수로서 드라마와 소설을 가르쳤다. 40여년의 교편생활 중간에 엄씨는 캐나다 대사였던 남편을 따라 준외교관(대사 배우자)으로서 늘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한식페스티벌, 한복패션쇼, 관저오픈행사, 각국의 국경일행사 참석, 수많은 관저초청만찬 등 외교활동도 신명나게  펼쳤다.

어떻게 보면 평탄하고도 안온한 삶이었지만 아내로서 엄마로서 선생으로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려는 성격탓과 어디서나 늘 모범이 되야한다는 마음자세 때문에  건강의 적신호를 맞기도 했다. 

46세에 수업중 중풍증세로 쓰러져 구급차로 실려갔고,  1년간 휴직하면서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한 후 복직할 수 있었다고 했다.

복직 후, 20년 더 교단에서 가열차게 학생들과 사랑을 나누다가 지난  2019년 8월 녹조근정훈장을 수상하며  정년퇴임했고 현재는 명예교수직을 맡고 있다. 

▲ 앙드레김 드레스를 입은 엄미숙 교수. 왼쪽부터 '앙드레김 스페셜에디션 수상자의 밤'(2021.2.25), 인터콘티넨탈광주대회 기간중 ''앙드레김 특별쇼'(21.7.12), '앙드레김 스페셜에디션에서 3위(2021.2.18) ⓒ엄미숙 소장 사진
▲ 앙드레김 드레스를 입은 엄미숙 교수. 왼쪽부터 '앙드레김 스페셜에디션 수상자의 밤'(2021.2.25), 인터콘티넨탈광주대회 기간중 ''앙드레김 특별쇼'(21.7.12), '앙드레김 스페셜에디션에서 3위(2021.2.18) ⓒ엄미숙 소장 사진

은퇴 후,  거북목과 척추질환 등 직업병을 고쳐보려 할 때, 자세를 고치고 건강도 되찿으려면  워킹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는 얘기를 친구로부터 듣게 됐단다.    

그는 곧  친구네 동네 마포복지관에서  워킹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교육을 받는 동안 자세도 교정되가고 건강도 좋아지니 ‘내 안의 나를 깨우는 모델로서의 재능을 발휘해볼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렇지 않아도 평소 남다른 패션감각과 큰 키(170cm)로 주목을 끌던 엄 교수였다.  교육을 받는 동안 그녀는 모델교육을 통해  숨겨진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싶었다고 한다. 

교수와 대사부인으로서 활동하는 중에도 늘 ‘내 진정한 삶은 어디에 있나’를 늘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 각종 패션쇼에 섰던 엄미숙 교수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파리패션위크 양해일 드레스로 참가(2021.3.6), 2021년 MOSS패션위크 기간 중 정윤철 디자이너 작품을 선뵌 모습 (2021.5.26), 일본디자이너 다카하시 테루아키의 작품을 선뵈는 엄미숙 교수 ⓒ엄미숙 소장 사진
▲ 각종 패션쇼에 섰던 엄미숙 교수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파리패션위크 양해일 드레스로 참가(2021.3.6), 2021년 MOSS패션위크 기간 중 정윤철 디자이너 작품을 선뵌 모습 (2021.5.26), 일본디자이너 다카하시 테루아키의 작품을 선뵈는 엄미숙, 오페라'박쥐'에 랑유김정아 디자이너쇼 출연(2021.9.24) ⓒ엄미숙 소장 사진

오랜 고심 끝에 오래 품어왔던 모델과 배우로서의 꿈을 펼치기로 하고, 단 6주 교육을 받은 상태에서 2019 가을 한국모델협회가 주관하는 제 1회 시니어모델선발대회에 응모했고 65+(65세 이상) 그룹에서  Top10에 들었다. 

2020년 봄 '월드스포츠탑모델대회’에서는 4등을 했고, 곧이어 ‘사랑해요 대한민국’ 한복대회에서 이선영 한복장인의 한글문양 한복을 입고 선(善)을 차지하기도 했다. 
'궁중한복대회’에서는 많은 영예의 이름 중 ‘태종왕후’ 상를 차지했다.

시니어모델로서 비교적 자신감을 갖고 전문모델로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앙드레김 서거 10주년을 기념하는 '앙드레김 스페셜에디션 대회'에서 치열한 경연을 거쳐 3등을 하고 부터다. 

이러한 여러 대회에 참가하는 한편, 오디션을 거치거나 초청받아 품격있는 패션쇼에 활발하게 참여했다.

양해일디자이너의 파리패션위크2021FW,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공연된 오페라 '박쥐'에서 랑유김정아 디자이너의 패션쇼, 방다은대표의 미아스틸레, 오서희 디자이너의 몬테밀라노(5회), 이용범 디자이너의 월계수양복점(6회), 일본디자이너 다카하시 테루아키, 루비나 디자이너, 유지영 디자이너, 정윤철 디자이너, 김정아우리옷, 샤샤치파오, DY, 피터한, GDC 패션쇼 등에서 디자이너들의 의상철학을 다양하게 표현해 냈다.

또한, 한복모델 활동도 활발하게 하면서, 한복장인 이순화 선생의 작품을 입고 라트비아대사관 화보를 찍기도  했다.  최근에는 방다은 디자이너의 미아스틸레 룩북 촬영을 마쳤다.

▲ 한복모델로 활약한 엄미숙 교수 모습. 왼쪽부터 이순화 한복으로 라트비아 대사관 화보 촬영(2020.11.18),  '사랑해요대한민국' 한복대회에서 선수상(2020. 7. 22) ⓒ엄미숙 소장 사진
▲ 한복모델로 활약한 엄미숙 교수 모습. 왼쪽부터 이순화 한복으로 라트비아 대사관 화보 촬영(2020.11.18), '사랑해요대한민국' 한복대회에서 선수상(2020. 7. 22) ⓒ엄미숙 소장 사진

엄 교수는 오는 13일 오서희 디자이너와 정소미 감독의 합작품인 한강 세빛섬에서 열리는 '2021Fashion is to Love2' 패션쇼에 참가한다.

이러한 모델활동을 하는 중에도, 지난해 가을 송씨어터에서 공연된 <당신만이>라는 연극에 출연했다. 중고교 때 연극반에서 활동했고, 대학원 시절 중앙일간지 신춘문예에 이름을 올린 적도 있고, 영문학중에도 드라마와 소설을 가르쳐왔기에  그 '끼'를 살려낼 수 있었던 그녀다. 

이렇게 활발하게 시니어 모델과 배우로서 활동하게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쉬지 않는 교육을 통해 자기관리를 철저히 했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전했다. 

‘제이액터스’에서 1년간 워킹수업과 연기수업을 받았고, 카리스마의 상징인 정소미감독이 이끄는 ‘더모델즈’ 아카데미에서 1년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김요셉 의장이 이끄는 퍼스트파운데이션의  ‘골드클래스’에서  3기째 채군식 감독의 모델수업을 받고 있고, 이성수감독에게서 연기지도를 받고 있단다. 

엄씨는 자신의 SNS(@graceum.2019)에 모델로서의 다양한 활동모습과 기독교 신자로서의 영적 만남에 관해 주로 포스팅한다. 그리고 영문학 교수답게 영미명작들을 읽고 인친들에게 소개하는 포스팅을 올리기도 한다.

한편, 전공을 살려 유아영어교육에 관심을 갖고 저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유아영어교육법에 대해 컨설팅도 해주고 있다고 했다. 

또한 DM으로 미용비법, 건강관리, 영적문제,  유아영어교육, 시니어모델이 되는 법 등을 물어오는 팔로워들이 제법 있다고 했다.

엄 교수는 수만에서 수십만 팔로워를 거느린 세계의 유명 인친들과의 교제도 즐겁게 누리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나눠줌으로써 더 많은 시니어들이 모델이나 연기자로 활약하면서 스스로의 진가를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그녀는 시니어 모델활동을 곱지 않게 보는 일부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시니어모델들이 개인 SNS에 모델로서의 품위를 잊고 과한 노출 사진들과 과도한 소비나 오락성 짙은 자료들을  올리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엄미숙 교수는 본인 스스로에게 '시니어 모델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명예를 실추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다짐한다고 밝혔다. "시니어는 축적된 삶의 궤적이 아름답게 쌓여 타인의 롤모델이 돼야 한다"는 것이 평소 그녀의 소신이기 때문이다.  

은퇴 후 '본격적인 삶'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엄미숙 교수. 신앙적 성장 및 가족 및 지인들과의 대화가 는 것은 물론이고, 독서나 영화관람 시간도 늘었다고 한다. 그녀는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연기와 모델활동 통해 행복을 누리고 건강도 되찾는 일거양득의 기회를 갖게 된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스스로의 내면 소리에 귀기울이게 된 소중한 경험도 전했다. 

그녀의 더욱 활기찬 앞날이 기대되는 순간,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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