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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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강타한 중국 직구 플랫폼

중국 직구 플랫폼들이 전 세계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 중이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테무(Temu), 쉬인(Shein), 틱톡숍(TikTok Shop)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4마리 용’이라 불리며 글로벌 e커머스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용인대학교 중국학과 박승찬 교수를 초대해 중국 해외 직구 플랫폼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이 성장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국내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네 마리 용, 어떻게 성장해 왔는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온라인 직구 플랫폼에 대한 세계 소비자들의 인식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압도적인 초저가 전략은 팬데믹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주효했고, 소비자는 열광하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지난해 3월 알리 익스프레스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한 달 만에 신규 앱 설치 건수 1위를 차지하게 된다. 테무가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박 교수는 테무의 슬로건이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인데, 고물가 시대에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고 싶은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초저가 전략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보다 제품의 마케팅에서 판매까지 전 과정을 플랫폼이 직접 관리하는 이른바 ‘일괄 위탁운영관리 시스템’ 때문이다. 중국 e커머스 기업들은 또한 경쟁자를 도태시키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출혈을 감내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공격적인 광고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테무는 전 세계에서 1억 2,000만여 명이 시청한 지난달 미국 슈퍼볼 대회에서 한 경기의 광고비로 무려 540억 원을 지출했다. 테무뿐만 아니라 알리, 쉬인 등 중국 e커머스 플랫폼들은 마케팅과 물류망 확보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며 세를 불려 가고 있다고 박교수는 전했다.

 

‘알리, 쉬인, 테무, 틱톡샵’ 판매 전략 집중 해부

중국은 1990년대 이후 신산업을 육성하게 되면서 IT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게 됐고, 아마존, 이베이 등 미국 기업이 주도하던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후발 주자로 등장하게 된다. 1999년에 알리바바닷컴’이 창립됐고, 이후 알리바바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한다. 최근에는 ‘피크차이나’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중국 경제의 성장 속도가 둔화됐는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경제를 지탱하는 것은 해외직구 플랫폼 같은 디지털 경제다. 

박 교수는 알리, 쉬인, 테무, 틱톡샵을 각각 ‘빠른 용’, ‘거대한 용’, ‘MZ타겟 용’, ‘잠룡’으로 비교해 언급하며 각각의 플랫폼이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과 목표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특히 네 마리 용 중 가장 늦게 시장에 진출한 틱톡숍은 콘텐츠를 즐기면서 상품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터치 한 번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파급력이 크고, 글로벌 e커머스 판도 변화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커머스 둘러싼 미-중 데이터 전쟁. 그리고 우리의 대처는?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아마존의 주문량은 전년 대비 30% 감소한 반면, 중국 플랫폼의 판매량은 3배 이상 늘어났다. 미국에서 시장을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는 아마존은 20달러 미만의 저가 의류를 판매하는 이들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대폭 인하하기도 했다. 

이렇게 중국 e커머스의 공세가 격화되자 미국 내에서는 중국 플랫폼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18년 중국산 제품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을 촉발했는데,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60%, 혹은 그 이상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그는 또한 중국의 최혜국 대우 지위 박탈 가능성도 언급하였는데, 이렇게 되면 글로벌 무역 질서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박 교수는 강조하였다. 또 하나의 큰 이슈는 데이터 안보 문제이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미국인들의 데이터가 중국 공산당으로 넘어가 미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 작년 3월 미 하원 중국 특위 청문회에서는 데이터 안보를 둘러싼 틱톡 청문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처럼 디지털 보안 문제를 둘러싼 중국에 대한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견제가 심해지자 테무와 쉬인은 본사를 각각 미국과 싱가포르로 이전해 탈중국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e커머스 분야에서 미중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박교수는 전망했다.  

박교수는 중국 e커머스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큰 위기가 올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며, 우리가 가진 강점을 극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콘텐츠 강국인만큼 콘텐츠를 플랫폼에 융합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콘텐츠를 판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전하며 강의를 끝마쳤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중국 직구 열풍, 글로벌 e커머스 시장 재편되나’는 3월 31일 저녁 7시 10분 KBS 1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송 후에는 KBS홈페이지와 wavve, 유튜브 KBS교양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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